궁궐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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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궁궐의 새

궁궐의새

문화유산으로서 조선시대 궁궐의 가치는 전 세계 어느 문화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500년을 이어온 왕실의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곳이다.

나라의 안녕과 번성의 원천이 되는 장소였고 역사의 태동이 여기에서 이루어졌다.

궁궐이 조선 왕조의 심장과 같은 구실을 했다면 궁궐 후원의 숲은 허파와 같은 구실을 했다.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창덕궁 후원과 종묘 신림의 식생들은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에서 남산, 북한산과 더불어 녹지 띠를 형성하여 살아 있는 생태 축으로서 구실을 하고 있다.

새들이 깃들기 위해서는 새끼를 치며 사는 터와 쉬는 터, 먹이 터 등 다양한 환경조건이 필요하고, 이와 더불어 새들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공간이 충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궁궐은 하나의 작은 생태 마당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다.

창덕궁 등 궁궐에서 1년 내내 서식하거나 번식하는 새는 100여 종이 되는데, 텃새 20, 여름철새 31, 겨울철새 21, 나그네새 17종이 관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관찰, 기록되고 있는 새가 450여 종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꽤 많은 새들이 궁궐을 찾고 있는 것이다.

새에 관한 사람들의 느낌이나 생각은 시대나 지역을 초월하여 공통된 부분이 있으며, 관념에 따라 신화·전설·민속·무속·풍습·역사·문학·도상 등에서 무한한 상징성을 담고 있다.

자연과 하나되는 마음을 추구했던 우리 조상들은 자연물과 교감함으로써 감정을 표현하거나 심상을나타냈는데 그 가운데서도 새가 인간의 감정과 심상을 가장 잘 나타낸다고 인식하였다 한다.

새를 단순히 날짐승으로만 보지 않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성구나 속담을 통해 여러 가지 교훈을 상징하기도 하고 농사의 풍흉과 인사의 길흉화복을 예지하기도 했다.

또한 왕뿐만 아니라 여러 선비들이 건전한 사냥 문화로 애용하고 즐기기도 했다.

따라서 새는 우리 민족의 보편적인 한의 정서를 담는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우리 조상들이 풀 뿌리,벌레 한 마리도 소중하게 다루었듯이 새의 문화적인 의미를 되새기면서 잘 살펴보자.

 

까막딱따구리 천연기념물242호

나무를 쪼는 새로서 온몸이 까맣다. 빨간 머리와 검은얼굴은 마치 로마의 군신軍神 마르스와 같은 이미지를 연상하게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오탁목烏啄木’이라고 부르고 나무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묘사하고 있다. 번식기에“뚜루루루루룩, 뚜루루룩”하고나무를 두드려 내는 소리는 산이 울릴 정도로 요란하다. 휴식할 때는“끼이야, 끼이야”하고 큰소리로 울고, 날면서“크리, 크리, 크리”하기도 한다.

곤줄박이

박새류 가운데 하나로 몸을 여러 빛깔로 아름답게 치장한 새다. 예부터 사람들은 곤줄박이는 고기가 맛이 없어서 먹지는 않았지만 새점을 치는 데 많이 사용하였다고 한다. 손 위의 땅콩을 가져갈 정도로 사람과 친근하게 지낸다. 소리는 금속성이 강하게“쓰쓰삐이, 쓰쓰 삐이”하고 반복해서 운다.

굴뚝새

우리나라에 사는 새 가운데 가장 작은 새다. 옛날에 새의 왕을 뽑기 위해 달리기 시합을 했다. 굴뚝새는 달리기를 하다가 옆에 지나가는 멧돼지의 등에 올라타고 결승점에 가장 먼저 도착하여 새의 왕의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수컷이 암컷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는크고 아름답게“찌찌, 찌찌쪼로, 쪼로로로로로”하고 지저귀고 동료들과 서로 연락을 할 때는“짯, 짯”하고 수십 초 동안 소리를 내어 운다.

까치

우리 민족에게 삶의 정감과 운치를 더해주는 길조로 환영을 받아온 친근한 새다. 《삼국유사》의 석탈해 탄생신화에서 귀한 인물이 태어날 것을 알려주는 새로 알려져 있고, 《동국세기》에서는 운수대통의 길조로알려진 텃새다. 예로부터 기쁨을 가져다주는 새라 하여‘희작喜鵲’이라불려왔다. 다정한 이웃처럼 새벽이면 밤새 함박눈이 소복이 쌓여 토담용마루 위에 앉아서 눈이 왔다고“깍, 깍, 깍”하고 울기도 하고, 낯선 손님이 온다고“끼르르륵”하고 낮게 울기도 한다.

제사상에 올린 꿩을 먹고 큰 병을 얻어 죽을 고비를 넘긴 한 정승이 조정의 여러 대신들에게, 꿩고기가 귀하니 제상에 올리거나 먹지 말고대신 닭을 쓰자고 건의하여 이후부터 제사에‘꿩을 대신하여 닭을 사용하였다’는 이야기가 한국 구비문학에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적당한 사람이나 물건이 없을 때 그것만큼은 못하지만 대체할 경우‘꿩 대신 닭’이란 속담을 사용한다. 꿩은 어떤 경우도 남을 존경할 줄 알고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새다. 지저귀는 소리는“꿩, 꿩”하는데 수컷은 높게 내고 암컷은 낮게 낸다.

노랑턱멧새

노란색 턱에 우아한 자태를 지니고 있는 새다. 박새가 좋아하는 해바라기씨에는 관심이 없고 작은 알갱이로 된 들깨나 좁쌀 같은 것을 좋아한다. 그것도 탁자 같은 곳에 신선하게 널려 있는 것을 먹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떨어진 것만 주워 먹는다. 옛날에 노예가 주인과 함께 탁자에 앉아서 먹을 수 없었던 것처럼 이 새의 먹이 습성을 보면 조상이 노예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치짓, 치짓”또는“츄-이, 츄-이”하고 아름다운 소리로 열심히 노래한다.

동고비

작은 크기에 초록빛깔의 옷을 입고 있으며 현란한 장밋빛 가슴을가진 새다. 걸어 다닐 때는 신경질적으로 날개와 꼬리깃털을 벌리고, 날때는 후룩후룩 날아다닌다. 관람객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오가는데도 별로신경 쓰지 않고 껍질을 벗기고 알맹이를 먹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노랫소리는“피잇, 피잇, 피잇”크게 지저귀고 때로는 빠르게“삐비비비비비”하고 울기도 한다.

딱새

붉은 꼬리를 가진 새로‘무당새’라고도 불린다. 몸을 치장한 색때문에 학명에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새벽의 여신 오로라와 같은 성질을 나타내는 의미도 있다. 대개 혼자서 생활하고 꼬리를 파르르 떠는 모습이인상적이다. 전망이 좋은 곳이나 높은 곳에서는“히히, 치이, 치카, 치이,히이, 치카, 치이”하고 빠르게 지저귀고 낮은 곳에서는“힛, 힛, 힛, 힛”하는 금속성 소리를 내며 운다.

때까치

까치란 이름이 들어 있기는 하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까치와는 전혀 다른 생김새를 하고 몸집이 작은 새다. 작은 새, 개구리, 쥐 등을 잘게 찢어 먹기 때문에‘새의 도살자’란 뜻의 학명을 가지고 있기도 한다. 자신의 울음소리 외에도 다른 새나 동물의 울음소리 흉내를 잘 내므로‘백설조百舌鳥’라는 별명이 있다. 높고 탁한 소리로“키키키키키키”하고 빠르게 반복한다.

멧비둘기

우리나라 사냥 문화에서 사냥감으로‘꿩’다음으로 많이 사냥하는 새다. 비둘기는 장수를 상징하고 5천 년 전부터 통신용·관상용으로사육되어왔다. 유득공의 <발합경>에는 관상용 비둘기 23종이 소개되어있고, 서거정의 <화합>에는 비둘기의 다양한 특성이 잘 묘사되어 있다. 낮고 탁하게“구, 구, 쿠-, 쿠-”하며 운다. 경남 서부지방에서는 멧비둘
기의 울음소리가 마치‘제집 죽고 자석 죽고 서답 빨래 누가 할꼬’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얘기를 한다.

박새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새다. 뺨 부분이 하얗다고 하여 예부터‘백협조白頰鳥’라고 하였으며‘비죽새’라고도 불렸다. 아랫면이 흰색을띠며 목에서 배 가운데까지 넥타이 모양의 굵은 검은색 세로띠가 있어 다른박새류와 다르다. 인공새집이나 먹이통을 만들어 먹이를 주면 좋아하기때문에 궁궐에서 함께 살고 싶어 할 것이다. 소리는“찌쮸, 쯔르르르-”또는“씨이, 씨이, 씨이”하고 아름답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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